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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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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선 | Date 2021-01-16 10:46:36 | hit 1,525 |
하루에 몇칼로리가 적당한가요?
어제 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은 하루종일 물만 마시려구요.
어차피 저녁에 폭식이 터질테니까 그전에는 종일 굶으려구요.
하루종일 칼로리를 계산하고, 계획하느라
정작 친구를 만나거나 과제는 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
칼로리를 계산할수록,
그녀의 뇌에 칼로리 계산기가 돌아간다.
그 계산기가 쉴새없이 돌아가는 사이
그녀는 점점 불안하고 긴장하며,
물 한모금도 편히 마쉴 수가 없었다.
집밥과 같이 칼로리가 적혀있지 않은 것은 손도 댈 수가 없었다.
그 불안과 강박들 때문에
그녀는 작은 활동에도 쉽게 지쳐서 집에 오면 쓰러져버렸고
종일 먹은 것이 없는 탓에 잠도 오지 않고
다크써클만 짙어지고 있었고
남자친구나 친구들과의 시간도 전혀 즐겁지 않았다.
체중이 0.*g이라도 늘은 날은
이전날의 칼로리 계산이 틀린 것은 아닌지 다시 점검하느라 하루가 다 가기도 했다.
이제는 그녀가 왜 다이어트를 하는지
그래서 뭘 얻고 싶은지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고
남은 것이라고는 칼로리 계산기만 남아버렸다.
우리가 생각하는 칼로리는 정말로 절대적일까?
식품에 사용되는 칼로리는 원래 열을 측정하는 단위로, 열랑보존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는데
칼로리를 식품에 적용하기 위해 식품에 불을 붙여
불이 붙은 식품으로 물의 온도를 얼마나 상승시키는지 측정한 뒤,
식품마다 함유되어있는 열량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각가의 영양소에 함유된 열량이나,
우리 몸에서 대사(metabolism)하기 위해 필요한 열량은 서로 다르다.
영양소 간의 분자(molecule) 차이, 그리고 소화(digestion) 및 흡수(absorption), 배출(emission) 등에서의 개인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러가지 상황들과 변수들 인해,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들의 정확한 칼로리양을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우리가 체중에 신경쓰지 않고, 칼로리 계산하지 않고, 편안하게 잘 지냈던 그 순간을 떠올려 보자!!
그때 우리는 모든 음식의 칼로리를 알고 지냈나?
하다못해 우리들의 엄마가 칼로리 박사여서 그것들을 신경쓰며 가족들에게 음식을 해주었을까??
절대로 아니다.
종종 내담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한다.
예전에 군대간 친구들이 "군화에 우리 발을 맞춰야한다. 내 발에 맞는 군화를 받은 적이 없다"라고 하소연했던 기억이 있다.
왜 칼로리에 우리 몸을 맞춰야할까?
군화에 맞추느라 발은 아프고 상처 투성이에, 정작 내 실력만큼 행군을 할 수도 없다.
내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거나,
놀이동산에 가는데 치마정장에 하이힐을 신고 갈 수는 없지 않을까?
내 몸에 맞는,
내게 맞춰 적정한 음식과 양을 찾아보자.
내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어떤 간식을 먹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그것들을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먹기 보다
지금 이순간을 즐기며
천천히 먹는다면
그것들이 체중에 반영되기 보다
즐거움과 에너지가 되어
우리 일상을 채워줄 것이다.
마음과마음식이장애클리닉 이 정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