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폭식과, 구토의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 00씨, 00씨의 식이장애 증상 이면에는 어릴 때 당했던 성폭행의 경험, 이혼한 어머니의 방치,
청소년기 왕따 경험까지 많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습니다. 00씨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이고, 저체중만이 자신의 정체성을 높여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쉽게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폭식과 구토를 하면서 자신에 대한 수치심, 깊은 외로움의 감정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에
폭식, 구토는 어느새 00씨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심한 식이장애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증상 이면에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많은 종류의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저희의 경험상 트라우마가 많은 환자분들은 자신들의 트라우마 증상을 다루기 위해 식이장애 행동에 의존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행동들은 중독적인 성향으로 발달하게 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트라우마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신체집착과 폭식, 구토등과 같은 식이장애 증상이 더 심해져서
일상생활에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더욱 더 저하시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본격적인 EMDR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감정조절기술들을 발전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식이장애에서 나타나는 트라우마 치료의 핵심은 정서를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감정조절 기술 훈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치료를 통해서 정서를 조절하는 환자의 능력이 향상되면 불편한 감정을 신체집착이나 음식 강박으로 회피하지 않고도 버티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감정 조절은 식이장애의 중독적인 싸이클을 뿌리 뽑는 데 필수적입니다.